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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2 : 서대문 형무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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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2 : 서대문 형무소

도로시517 2017. 4. 24. 12:00

 

 

 

 

 

 

20170422 토요일

 

<서대문 형무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통일로 251 독립공원

 

 

날씨 좋은 주말,

항상 가보자고 말만 했던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 다녀왔다.

 

사실 방송으로 본 적이 꽤 있어서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 했지만 실제로 보고 느끼고 온 형무소는 공기부터 조금 달랐다.

 

 표를 끊고 들어갔을 때 생각보다 큰 규모에 놀랐다. 당시에도 가장 많은 규모의 인원이 수용되어 있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저 건물을 보며 치를 떨었을 지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관람해야 하는 곳은 대략 10곳이 넘었는데 차례대로 관람할 수 있도록 안내표가 서 있어서 헤매지 않고 차근차근 볼 수 있어 좋았다. (사형장은 복원 공사중이어서 볼 수 없었다)

 

 

 

 

 

 보안과 청사 건물이 전시관이었는데 지하부터 2층까지 관람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지하에는 고문실과 취조실이 있었는데 당시 자행되었던 고문들과 고문기구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KBS 각시탈에서 나왔던 대못상자와 벽관도 볼 수 있었는데 보는 내내 소름이 돋았다. 벽관은 직접 들어가 볼 수도 있었는데 문을 열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굉장히 무서웠고 공포스러웠다.

 

 취조실과 고문실이 가까이 있어 취조하는 사람들이나 임시로 갇힌 사람들도 고문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데 상상해 보면 정말 끔찍한 상황이다. 끊이지 않는 비명과 고통 속에서도 대한 독립을 외친 독립운동가들에게 절로 존경심이 들었다.

 

 역사관에서는 이외에도 간수 사무소와 형무소에서의 생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당시 수감자들에게 밥을 담아 주었던 틀도 볼 수 있었는데 밥을 덜 담으려 밑에 틀을 깔았다는 말을 보곤 화가 치밀었다.

 

 그 옆 옥사는 1920년대 감옥 건물 원형인데, 전시관에 전시되어있던 감옥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작은 방, 간수가 감시하는 구멍, 비상을 알리는 막대기 등이 아직도 생생하다.  

 

 다른 옥사들과 떨어져 있는 여옥사도 볼 수 있었는데 여옥사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역사책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실제 사용했던 옷과 고무신, 감옥에서의 출산 등을 보며 눈물이 절로 났다. 정말이지 많은 책에서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위 사진은 격벽장으로 수감자들의 운동장이다.

서로서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개의 칸막이가 쳐져 있는 조금은 신기한 모형이다. 한센병사 건물에 올라가면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들었는데, 한 사형수가 누군가가 벗어놓은 옷이 너무나 낡은 것을 보고 자신의 옷과 몰래 바꾸었다고 한다. 주말이라 걸스카우트 등에서 견학온 학생들이 많아 선생님들의 해설을 들을 수 있었다.

 

 사형장으로 가는 길에 '통곡의 미루나무'가 있다. 두 그루의 미루나무는 1920년 대 사형장이 세워지면서 식재되었는데 밖에 있는 나무와 달리 사형장 쪽의 나무는 눈에 띄게 작다. 사형장으로 가는 독립운동가들의 울분과 눈물 때문에 그렇다는 일화가 있다.

 

 

 

 

 서대문 형무소를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공간이다. 문을 지나는데 온 벽이 수감자들의 사진이었다. 나보다 어려 보이는 사람도 있었고 나이가 많은 사람도 있었다.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수감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벽을 빼곡히 채운 사진들을 보면서 절로 숙연해졌다.

 

 

 실제 형무소. 이곳에서는 실제로 끔찍한 고문들이 자행되었고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사형당했다. 그런 일들이 실제로 있었던 탓인지 관람하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고 자꾸 눈물이 났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바쳤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감사를 표했는지 모른다. 동시에 아직도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일본에 화가 났다.

 

 

 

 

 오로지 독립만을 외치신 분들, 독립을 보지 못하고 죽어가신 분들...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 그 자체로 역사이신 분들.

많은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마도 형무소에서 느낀 이 생생한 느낌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